물리학 양자역학 시간 결정 Nature Physics 2025 PRL 2026
2025~2026년, 물리학자들이 공중에 뜨는 시간 결정을 만들었고, 뉴턴의 제3법칙을 깨뜨렸고, 시간 속에 정보를 저장하는 데 성공했다. "시간 결정"이라는 이름부터 SF같지만, 이건 진짜 물리학이다. 그것도 2012년 노벨상 수상자가 처음 제안한.
물리학에서 "영구 운동(perpetual motion)"은 불가능하다고 300년간 확립된 사실이다. 열역학 제2법칙. 마찰이 있고, 에너지가 흩어지고, 모든 것은 멈춘다. 영구 기관은 사기꾼들의 단골 소재였고, 과학자들이 "그거 안 됩니다"를 가장 확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주제였다.
그런데 2012년, 프랭크 윌첵(Frank Wilczek)이라는 물리학자가 논문 하나를 발표한다. 이 사람은 2004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양자색역학(QCD)의 아버지 중 한 명이다. 쿼크와 글루온 사이의 힘을 설명한 업적으로 상을 받았다. 이 정도 급의 물리학자가 말도 안 되는 걸 제안했다:
물리학계의 반응은 반반이었다. "노벨상 수상자가 말하니 진지하게 봐야 하지만... 이건 좀..."이라는 분위기. 하지만 2016~2017년에 실제로 만들어졌고, 2025~2026년에는 손에 들 수 있는 시간 결정과 뉴턴 역학을 깨뜨리는 시간 결정까지 등장했다.
이 글에서 전부 설명한다. 시간 결정이 뭔지, 어떻게 만드는지, 왜 영구 운동이면서도 열역학 법칙을 위반하지 않는지, 그리고 2025~2026년의 브레이크스루가 뭔지.
소금 알갱이를 생각해보자. 소금(NaCl)은 나트륨 이온과 염소 이온이 규칙적인 3D 격자 구조로 배열되어 있다. 이 규칙적 패턴이 모든 방향으로 반복된다. 이게 "결정(crystal)"이다.
결정의 핵심 특성은 "공간적 주기성(spatial periodicity)"이다. 한 방향으로 일정 거리만큼 이동하면 정확히 같은 구조가 나타난다. 이 "일정 거리"를 격자 상수(lattice constant)라고 부르는데, 소금의 경우 약 0.56나노미터(nm)다.
물리학적으로 이걸 "공간 병진 대칭의 자발적 깨짐(spontaneous breaking of spatial translational symmetry)"이라고 한다. 무슨 뜻이냐면:
공간 자체는 어디나 똑같다. 여기서 1미터 옆이나, 100미터 옆이나, 공간의 법칙은 동일하다(공간 병진 대칭). 그런데 결정은 특정 간격마다만 같은 구조를 보인다. 0.56nm 간격으로만 반복. 즉, 물질이 스스로 공간의 연속적 대칭을 깨고 불연속적 주기를 만들어낸 것이다.
윌첵의 아이디어: 공간에서 주기적 패턴을 가지는 게 결정이라면, 시간에서 주기적 패턴을 가지는 건 뭘까?
일반 결정이 "공간 병진 대칭"을 깨뜨린다면, 시간 결정은 "시간 병진 대칭"을 깨뜨린다. 시간의 어느 순간이나 물리 법칙은 같은데(시간 병진 대칭), 시간 결정은 특정 시간 간격마다만 같은 상태가 반복된다.
구체적으로: 어떤 시스템의 최저 에너지 상태(바닥 상태)에서, 외부 에너지 없이도 입자들이 주기적으로 움직이는 것. 일정 시간이 지나면 원래 상태로 돌아오고, 다시 움직이고, 다시 돌아오고... 영원히.
윌첵의 원래 제안(연속 시간 결정)은 2015년에 수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증명됐다. 완전히 자발적으로, 아무 외부 구동 없이 시간 대칭이 깨지는 건 안 된다.
하지만 물리학자들이 뒷문을 찾아냈다. "이산 시간 결정(Discrete Time Crystal, DTC)"이다.
원리는 이렇다. 시스템에 주기적인 외부 구동(드라이빙)을 가한다. 예를 들어, 일정 간격으로 레이저 펄스를 쏜다고 하자. 주기 T로 쏜다. 보통 시스템은 이 구동과 같은 주기 T로 반응한다.
그런데 이산 시간 결정에서는 다르게 반응한다. 구동 주기가 T인데, 시스템은 2T 주기로 반응한다. 한 번 쏘면 한 방향, 또 쏘면 반대 방향, 또 쏘면 원래 방향... 즉, 두 번 쏴야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
2016~2017년, 하버드 대학교(Mikhail Lukin 팀)와 메릴랜드 대학교(Christopher Monroe 팀)가 각각 이산 시간 결정을 실험적으로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Nature에 나란히 논문이 실렸다. 이때 사용된 시스템은 다이아몬드 내부의 질소-공석(NV) 센터(하버드)와 이온 트랩에 가둔 이트비움 이온 체인(메릴랜드)이었다.
하지만 이 초기 시간 결정들은 극도로 특수한 조건에서만 존재할 수 있었고, 눈으로 볼 수도 없었다. 원자 수십 개 수준의 미시적 시스템이었다.
2025년부터 판이 바뀐다.
콜로라도 대학교 볼더 캠퍼스의 물리학자들이 액정(liquid crystal)으로 시간 결정을 만들었다. 액정. 그렇다. 네 폰 화면에 쓰이는 그 액정이다.
액정은 원래 흥미로운 물질이다. 고체처럼 분자가 특정 방향으로 정렬되어 있지만, 액체처럼 흐를 수 있다. 이 "반쯤 질서 있는" 특성 때문에 디스플레이에 쓰인다.
콜로라도 팀은 액정 분자들에 주기적인 전기장을 가했더니, 분자들이 구동 주기의 2배 주기로 방향을 바꾸는 현상을 관찰했다. 이산 시간 결정의 정의 그대로다.
여기서 혁명적인 점: 이 시간 결정은 맨눈으로 볼 수 있다. 기존 시간 결정은 원자 수십 개 수준이었는데, 액정 시간 결정은 밀리미터~센티미터 규모다. 특수 장비 없이도 액정의 색깔이 주기적으로 변하는 걸 관찰할 수 있다.
이건 2025년 가장 기괴한 논문 중 하나다. UC 버클리의 Ashok Ajoy 팀이 Nature Physics에 발표했다.
논문 제목: "Experimental observation of a time rondeau crystal"
"Rondeau(론도)"는 클래식 음악 형식이다. 모차르트의 "터키 행진곡(Rondo alla Turca)"을 생각하면 된다. 반복되는 주제(리프레인)와 그 사이에 끼어드는 변주(에피소드)가 교대하는 구조. A-B-A-C-A-D-A... A는 매번 같고, B/C/D는 매번 다르다.
시간 론도 결정은 정확히 이런 구조를 가진 물질 상태다:
다이아몬드 내부의 탄소-13(¹³C) 핵스핀을 양자 시뮬레이터로 사용했다. 다이아몬드는 주로 탄소-12로 이루어져 있지만, 약 1.1%의 탄소-13이 섞여 있다. 탄소-13은 핵스핀 1/2를 가지고 있어서, 마이크로파로 스핀 방향을 조종할 수 있다.
연구팀은 다양한 마이크로파 구동 필드를 만들었다 — 주기적, 비주기적, 구조화된 랜덤 패턴 등. 그리고 각 구동 패턴에서 스핀들의 반응을 관찰했다.
결과:
✅ 170주기 이상(4초 이상) 동안 론도 질서(rondeau order)가 유지됐다.
✅ 주파수 스펙트럼을 분석하면, 기존 시간 결정은 날카로운 하나의 피크만 보이는데, 론도 결정은 연속적이고 매끄러운 분포를 보인다. 이게 "시간적 질서와 혼돈의 공존"을 확인하는 결정적 증거(smoking gun)다.
여기서 진짜 미친 부분이 나온다. 연구팀은 론도 결정의 "단기적 무작위 변동" 부분에 정보를 인코딩하는 데 성공했다.
190자
탄소-13 스핀의 "마이크로 모션(micro-motion)" — 론도 구조의 변주(에피소드) 부분 — 에 190자(characters) 이상의 정보를 저장했다. 이 정보는 공간이 아니라 시간 속에 저장된 것이다. 다른 시점에서 스핀의 방향을 읽어내는 방식으로 정보를 추출한다.
"시간 속에 데이터를 저장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좀 더 풀어보자.
일반적인 데이터 저장: USB 메모리에 파일을 저장하면, USB 내부의 트랜지스터들이 공간적으로 0과 1의 패턴을 유지한다. 특정 위치의 트랜지스터가 켜져있으면 1, 꺼져있으면 0.
시간 론도 결정의 데이터 저장: 스핀의 방향이 특정 시점에 어느 쪽을 가리키느냐로 정보를 인코딩한다. 공간에서의 위치가 아니라, 시간에서의 위치가 데이터를 결정한다.
뉴욕 대학교(NYU) 물리학과. 2026년 초, Physical Review Letters(PRL, 물리학 분야 최고 권위 저널 중 하나)에 논문이 실렸다.
논문 제목: "Nonreciprocal Wave-Mediated Interactions Power a Classical Time Crystal"
번역하면: "비상호적 파동 매개 상호작용이 고전적 시간 결정을 구동한다."
뭔 소린지 모르겠다고? 하나씩 풀어보자.
NYU 팀은 아주 일상적인 재료를 사용했다. 스티로폼 비드(bead). 택배 상자에 넣는 그 완충재 알갱이다. 크기는 밀리미터 수준.
이 비드들을 음향 부양기(acoustic levitator)에 넣는다. 음향 부양기는 초음파 스피커가 위아래에서 소리를 쏘아, 그 사이에 정재파(standing wave)를 만든다. 정재파의 마디(node)에 작은 물체가 걸려서 공중에 뜬다. 중력을 소리로 이기는 거다. 이 장치는 약 30cm(1피트) 높이로, 손에 들 수 있는 크기다.
이제 비드 여러 개를 띄운다. 비드들은 서로 직접 접촉하지 않지만, 소리파(sound wave)를 통해 상호작용한다. 한 비드가 움직이면 주변 소리장이 바뀌고, 그게 옆 비드에 영향을 준다.
뉴턴의 제3법칙: "모든 작용에는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인 반작용이 있다." 내가 벽을 밀면 벽도 나를 같은 힘으로 민다. 지구가 나를 잡아당기면 나도 지구를 같은 힘으로 잡아당긴다. 이건 300년간 예외가 없었던 법칙이다.
그런데 NYU의 비드들은 이 법칙을 어긴다.
핵심은 비드의 크기 차이에 있다. 큰 비드와 작은 비드가 상호작용할 때:
큰 비드는 소리를 더 많이 산란(scattering)시킨다. 표면적이 크니까. 그래서 큰 비드가 만드는 소리장 변화가 작은 비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작은 비드는 소리를 적게 산란시킨다. 그래서 작은 비드가 큰 비드에 미치는 영향은 작다.
결과: 큰 비드 → 작은 비드 영향: 강함. 작은 비드 → 큰 비드 영향: 약함.
이건 "작용 = 반작용"이 아니다. 비상호적(nonreciprocal) 상호작용이다. A가 B에 미치는 힘 ≠ B가 A에 미치는 힘.
이 비상호적 상호작용 때문에, 비드들이 자발적으로 진동하기 시작한다. 아무도 밀어주지 않았는데. 에너지를 넣어주지 않았는데.
비상호적 힘이 균형을 깨뜨리면서, 시스템이 정지 상태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 대신, 안정적인 주기적 진동 상태로 넘어간다. 이게 시간 결정이다.
그리고 이 시간 결정은:
✅ 맨눈으로 볼 수 있다. 스티로폼 비드가 공중에서 리드미컬하게 흔들리는 걸 눈으로 본다.
✅ 손에 들 수 있다. 장치가 30cm 크기.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관찰할 수 있다.
✅ 고전적(classical) 시간 결정이다. 양자 효과가 아니라 고전 역학으로 설명된다. 이전 시간 결정들은 전부 양자 시스템이었는데, 이건 고전적 물리학에서 처음 관찰된 시간 결정이다.
오스트리아 빈 공과대학(TU Wien)의 연구팀이 발견한 것: 양자 변동(quantum fluctuation)이 시간 결정을 파괴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안정화시킨다.
보통 양자 변동은 질서를 무너뜨린다. 잡음이니까. 그런데 시간 결정에서는 정반대다. 양자적 불확정성이 시간 결정의 주기적 운동을 더 견고하게 만든다. 이건 직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결과인데, 시간 결정이 기존의 물질 상태들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걸 보여준다.
핀란드 알토 대학교 저온 물리학 연구실은 세계 최초로 시간 결정을 외부 시스템에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시간 결정을 광역학(optomechanical) 시스템으로 변환한 것인데, 이걸로 극도로 정밀한 센서나 양자 컴퓨터용 메모리를 만들 수 있다.
이전까지 시간 결정은 "고립된 실험실 장난감"이었다. 알토 대학교의 결과는 시간 결정을 다른 장치와 연결해서 실제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보여줬다.
2021년에 이미 구글의 양자 프로세서 Sycamore에서 시간 결정이 관찰됐는데, 2025년에는 이를 기반으로 양자 컴퓨터의 큐비트를 시간 결정으로 보호하는 실험이 진행됐다. 시간 결정의 견고한 주기성을 이용해서 큐비트의 디코히런스를 줄이려는 시도다.
아직 초기 연구 단계지만, 물리학자들이 진지하게 논의하는 응용 분야들:
① 양자 메모리. 시간 결정 위에 인코딩된 양자 정보는 환경 잡음에 강하다. 론도 결정에서 190자 저장이 증명됐으니, 이걸 스케일업하면 실용적인 양자 메모리가 될 수 있다.
② 초정밀 센서. 시간 결정의 주기는 극도로 안정적이다. 이걸 이용하면 원자시계보다 정밀한 시간 측정이 가능할 수 있다. GPS 정밀도가 센티미터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
③ 양자 통신. 알토 대학교의 "외부 연결" 실험은 시간 결정 → 광자 변환의 가능성을 열었다. 시간 결정에 인코딩된 정보를 광자로 변환해서 전송하면, 해킹 불가능한 양자 통신 채널이 될 수 있다.
④ 새로운 계산 패러다임. 시간적 질서와 혼돈이 공존하는 론도 결정은, 기존의 이진 논리(0/1)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아직 이론적 단계지만.
⑤ 생체 시계 이해. 심장 박동,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 뇌파 진동 — 생물학적 시스템에서도 자발적인 주기적 운동이 나타난다. NYU의 고전 시간 결정은 이런 생물학적 리듬이 시간 결정의 한 종류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고체, 액체, 기체, 플라즈마. 이게 우리가 아는 물질의 네 가지 상태다. 여기에 보스-아인슈타인 응축(BEC), 초유체, 초전도체 같은 양자 상태들이 추가된다.
시간 결정은 이 목록에 새로 추가된 물질의 근본적으로 새로운 상태다. 공간이 아니라 시간에서 대칭이 깨진 상태. 그리고 2025~2026년에 이게 양자 세계에서 고전 세계로 건너왔고, 눈으로 볼 수 있게 됐고, 정보를 저장할 수 있게 됐고, 뉴턴 역학의 경계를 건드리기 시작했다.
시간 결정은 아직 "이걸로 당장 뭘 만들겠다"는 단계가 아니다. 하지만 트랜지스터가 1947년에 발명됐을 때도 아무도 스마트폰을 상상하지 못했다. 물질의 새로운 상태를 발견한 건, 그 위에서 뭘 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지만 뭔가 할 수 있다는 건 확실하다는 뜻이다.
다음에 시계를 볼 때 한 번 생각해봐라. 시계바늘은 에너지(배터리)를 소비해서 움직인다. 하지만 시간 결정은 에너지 없이 영원히 움직인다. 같은 "주기적 운동"인데, 하나는 에너지가 필요하고 하나는 필요 없다. 이 차이의 근본 원인이 바로 양자역학이고, 물질의 새로운 상(phase)이고, 2026년 현재 물리학이 막 탐험을 시작한 미지의 영역이다.
아니. "시간 결정"이라는 이름이 오해를 불러일으키지만, 시간 여행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시간 결정"은 "시간 방향으로 주기적 패턴을 가진 물질 상태"라는 뜻이지, 시간을 조작하거나 여행한다는 뜻이 아니다. 공간 결정(소금)이 공간을 조작하는 게 아닌 것처럼.
불가능하다. 이건 가장 흔한 오해인데, 시간 결정의 운동에서 에너지를 뽑아내는 순간 시간 결정은 파괴된다. 시간 결정은 이미 바닥 상태(ground state)에 있기 때문에, 에너지를 줄 여유가 없다. 비유하면: 바닥에 누워있는 사람한테 "더 내려가봐"라고 하는 것과 같다. 더 내려갈 곳이 없다.
물리학적으로 정확히 말하면, 시간 결정은 열역학 제2법칙의 "닫힌 계에서 엔트로피는 증가한다"는 법칙을 위반하지 않는다. 시간 결정 내부의 엔트로피는 이미 최소이고, 외부에 일(work)을 전달하지 않으니까.
이건 현대 물리학의 가장 핵심적인 개념 중 하나다. 쉽게 설명하면:
완벽하게 동그란 공을 산꼭대기에 올려놓는다고 생각해봐라. 산꼭대기는 모든 방향으로 대칭이다. 하지만 공은 결국 한쪽으로 굴러 떨어진다. 어느 방향으로 굴러갈지는 랜덤이지만, 어딘가로 굴러가는 것 자체는 필연이다. 이때 "완벽한 대칭(산꼭대기)"에서 "깨진 대칭(한쪽으로 굴러감)"으로 전환된 것이 바로 자발적 대칭 깨짐이다.
이 원리로 설명되는 것들: 자석의 형성(스핀 대칭 깨짐), 결정의 형성(공간 대칭 깨짐), 힉스 메커니즘에 의한 질량의 기원(전약 대칭 깨짐), 그리고 시간 결정(시간 대칭 깨짐). 물리학에서 가장 근본적인 현상들이 전부 대칭 깨짐으로 설명된다.
프랭크 윌첵은 2004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후, "공간에서 가능한 게 시간에서도 가능한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물리학에서 공간과 시간은 특수 상대성이론에 의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시공간). 그렇다면 공간에서 나타나는 현상(결정)이 시간에서도 나타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을까?
이 직관에서 출발해서 2012년 논문 "Quantum Time Crystals"을 썼다. 이 논문은 발표 당시 상당한 회의론을 받았지만, 2017년 실험적 증명 이후 완전히 새로운 연구 분야를 열었다. 2026년 현재, "시간 결정"을 키워드로 한 논문이 연간 수백 편씩 출판되고 있다.
10년 이내? 직접적으로는 어렵다. 30~50년 후? 가능하다. 가장 유력한 경로는 양자 컴퓨터를 통해서다. 양자 컴퓨터의 최대 병목이 큐비트의 디코히런스(양자 상태가 사라지는 현상)인데, 시간 결정 기반 큐비트는 디코히런스에 강하다. 이게 상용화되면 양자 컴퓨터가 실용화되고, 그 파급 효과(신약 개발, 금융 최적화, AI, 암호 해독 등)가 일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더 가까운 미래에는 초정밀 센서가 먼저 올 수 있다. 시간 결정의 극도로 안정적인 주기를 이용한 시간 측정 장치는, GPS 정밀도를 센티미터 이하로 끌어올리거나, 중력파 탐지기의 감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물질의 상을 정리하면:
고전적 상
고체 — 분자가 고정 위치에서 진동. 형태 유지.
액체 — 분자가 자유롭게 이동하지만 서로 가까이. 부피 유지, 형태 불유지.
기체 — 분자가 완전히 자유. 부피도 형태도 불유지.
플라즈마 — 전자가 원자에서 떨어져 나온 이온화 상태. 번개, 태양, 네온사인.
양자 상
초전도체 — 전기 저항이 정확히 0. 1911년 발견.
초유체 — 점성이 정확히 0. 용기를 타고 올라가는 헬륨-4. 1937년 발견.
보스-아인슈타인 응축(BEC) — 원자들이 하나의 양자 상태로 합체. 1995년 실현.
위상 절연체 — 내부는 절연체, 표면은 도체. 2007년 실험 확인.
시간적 상 (NEW)
이산 시간 결정 — 구동 주기의 정수배로 반응하는 물질 상태. 2017년 증명.
시간 론도 결정 — 장기적 질서 + 단기적 혼돈 공존. 2025년 증명.
고전 시간 결정 — 양자 효과 없이 비상호적 상호작용으로 발생. 2026년 증명.
연속 시간 결정 — 외부 구동 없는 자발적 시간 대칭 깨짐. 아직 미증명(불가능할 수 있음).
2026년, 인류는 물질이 가질 수 있는 상태의 목록을 확장하고 있다. 시간 결정은 그 최신 항목이다.
시간 결정을 이해하려면 "대칭"이 물리학에서 왜 그렇게 중요한지 알아야 한다. 사실 현대 물리학의 가장 근본적인 원리는 대칭이다. 이건 미학적인 의미의 대칭이 아니라, 수학적으로 정확한 의미의 대칭이다.
뇌터의 정리(Noether's theorem, 1918): 독일 수학자 에미 뇌터가 증명한 이 정리는, 모든 연속 대칭에는 대응하는 보존 법칙이 있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 공간 병진 대칭(물리 법칙이 어디서나 같다) → 운동량 보존 법칙
✅ 시간 병진 대칭(물리 법칙이 언제나 같다) → 에너지 보존 법칙
✅ 회전 대칭(물리 법칙이 어느 방향에서나 같다) → 각운동량 보존 법칙
이건 물리학에서 가장 깊은 수준의 연결이다. "에너지가 보존된다"는 건 "시간에 대해 물리 법칙이 불변"이라는 대칭 때문이다. 보존 법칙이 대칭에서 나온다.
그래서 대칭이 "깨진다"는 건 엄청난 사건이다. 새로운 물질 상태, 새로운 입자, 새로운 물리 현상이 대칭 깨짐에서 나온다:
• 힉스 메커니즘: 전약 대칭이 자발적으로 깨지면서 입자들이 질량을 얻는다. 2012년 힉스 입자 발견으로 노벨상.
• 자석: 고온에서 스핀이 무작위(대칭)인데, 냉각하면 한 방향으로 정렬(대칭 깨짐). 이게 자기력.
• 결정: 연속적 공간 대칭이 깨져서 이산적 격자 대칭이 됨. 다이아몬드, 루비, 소금 전부 이거.
• 시간 결정: 시간 대칭이 깨져서 주기적 운동이 바닥 상태에서 나타남.
시간 결정이 특별한 이유: 지금까지 깨진 대칭은 전부 공간적(공간 위치, 방향)이거나 내부 자유도(스핀, 위상)에 관한 것이었다. 시간 대칭이 자발적으로 깨진 건 시간 결정이 처음이다. 이건 물리학이 탐구하는 대칭의 종류를 확장한 것이며, 뇌터의 정리와 연결하면 에너지 보존 법칙과의 관계라는 심오한 질문이 나온다.
(실제로 시간 결정은 에너지 보존을 위반하지 않는다 — 시간 "병진" 대칭은 완전히 깨진 게 아니라 연속 대칭이 이산 대칭으로 바뀐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는 것 자체가 물리학의 최전선 주제다.)
brudash.com
더 많은 과학/기술 분석을 보려면 brudash.com을 방문하세요
💬 브루대시 텔레그램 채널
매일 아침 모닝브리핑, 장중 긴급 알림, 새 분석글 소식을 먼저 받아 보세요.
텔레그램 채널 입장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