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장 · 결론부터
결론 — 거품이 꺼진 게 아니라 광기 값만 빠졌다
매출은 진짜 늘고 있는데 주가만 반납했다. 다만 지금 가격도 싸다는 뜻은 아니다.
섹터 중앙값 기준 52주 고점 대비 -53.4%. 그 사이 본체 회사들의 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안팎으로 늘었고, 미국은 중국산 휴머노이드를 수입금지 목록에 올렸다. 산업은 앞으로 갔는데 가격은 뒤로 갔다. 그래서 오를 확률이 우세하다고 본다. 단 2028년 전망 이익 기준으로도 PER 41~134배라서, 이 판의 가격은 이익이 아니라 이벤트가 정한다. 첫 확인 일정은 8월 중순부터 이어지는 2분기 확정 실적이다.
12개월 축, 오를 확률 우세
하반기 이벤트(테슬라 양산 개시·삼성 공개 예상·중국 배제 효과)가 위쪽으로 몰려 있다. 반등 연장 확률을 약 60%로 본다. 실적 랠리가 아니라 이벤트 랠리라는 점이 약점이다.
현재가는 광기 제거 가격
1월의 값이 "즉시 상용화" 가격이었다면 지금은 "3~4년 뒤 상용화" 가격이다. 그래도 2028년 전망 이익 기준 PER 41~134배다. 싼 값이 아니라 덜 비싼 값이다.
위: 삼성 공개 · 아래: 양산 지연
삼성전자 휴머노이드가 하반기 공개되고 테슬라 양산 수치가 실측되면 확률을 올린다. 둘 다 해를 넘기면 7월 저점을 다시 볼 수 있다. 다음 채점일은 8월 중순 확정 실적이다.
이 글의 분석 대상은 지능형 로봇 핵심 12종목이다. 본체(레인보우로보틱스·두산로보틱스·뉴로메카), 구동부품(에스피지·에스비비테크·삼현·하이젠알앤엠·로보티즈), 소프트웨어와 응용(클로봇·씨메스·케이엔알시스템·엔젤로보틱스)으로 나눠 본다. 대기업(삼성전자·현대차·LG전자)은 산업의 판을 정하는 변수로만 다루고 종목 좌표에서는 뺐다.
📉 1장 · 낙폭의 해부
두 번의 고점, 그리고 중앙값 -53%
이번 하락은 한 번의 붕괴가 아니라 두 번의 고점이 무너진 결과다. 첫 고점은 1월 말이다. 종가 기준으로 삼현·클로봇이 1/19, 씨메스가 1/20, 케이엔알시스템이 1/21, 뉴로메카가 1/23, 엔젤로보틱스가 1/26, 에스피지·하이젠알앤엠이 1/29에 각자의 최고가를 찍었다. CES의 휴머노이드 열풍과 함께 부품·중소형이 먼저 정점을 만든 구간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조금 늦은 2/26에 종가 880,000원으로 고점을 세웠다.
두 번째 고점은 6월 초다. 두산로보틱스와 로보티즈가 6/2에 최고가를 다시 썼다. 4월 말 삼성전자가 실적 발표에서 휴머노이드 개발을 공식화하고, 6월 코스피가 9,114.55(6/22)까지 오르는 강세장이 받쳐준 2차 랠리였다. 그리고 7월 말 시장 전체가 무너졌다. 코스피는 7/27 6,755에서 7/30 5,593까지 3거래일에 -17.2% 급락했고, 로봇주는 그 위에 테마 청산이 얹혀 더 깊게 빠졌다.
52주 고점 대비 낙폭 2026-08-03 종가 기준 · 고점은 장중가
브루대시 자체 분류 기준 로봇 관련 83종목으로 넓혀도 그림은 같다. 중앙값으로 최근 3개월 -40.3%, 6개월 -39.6%, 52주 고점 대비 -53.4%다. 최근 1개월은 -5.1%로 하락 속도가 급격히 줄었는데, 이는 7/31과 8/3 이틀의 급반등이 만든 숫자다. 코스피가 7/31 하루에 +17.9% 튀어오를 때 로봇주도 같이 튀었고, 8/3에는 코스피가 -5.1% 빠지는 날 레인보우로보틱스가 +5.89%, 두산로보틱스가 +4.55% 오르며 지수와 반대로 갔다. 이 역주행의 이유는 5장에서 다룬다.
📈 2장 · 성장의 실체
매출은 진짜 늘었다, 그런데 자리가 다르다
낙폭만 보면 산업이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손익계산서는 반대를 말한다. 2026년 1분기 잠정 공시 기준으로 두산로보틱스 매출은 153억원으로 전년 동기(53억원) 대비 +189%, 레인보우로보틱스는 91억원으로 전년 동기(42억원) 대비 +117% 늘었다. 두산로보틱스는 2분기에도 176.7억원(7/24 잠정 공시)을 찍어 전년 동기(45억원)의 네 배 가까이 커졌다. 상반기 매출 330억원은 2025년 한 해 매출(330억원)과 같은 규모다. 성장이 기대가 아니라 숫자로 찍히기 시작한 것이다.
2026년 1분기 매출 증감률과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 잠정 공시 기준
이 차트가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데이터다. 로봇 랠리의 서사는 "휴머노이드가 뜨면 관절마다 들어가는 감속기·구동기 회사가 먼저 돈을 번다"였고, 그래서 1월에 부품주가 먼저 고점을 만들었다. 그런데 실제 1분기 손익계산서에서 성장은 본체에 왔고 부품의 주문은 아직 오지 않았다. 에스피지 매출은 808억원으로 전년 동기(933억원)보다 줄었고, 삼현도 188억원으로 전년 동기(243억원)에 못 미쳤다. 휴머노이드 시제품 몇 백 대 물량은 연매출 수천억대 부품사의 손익을 아직 못 움직인다는 뜻이다.
그래서 "부품이 안전하다"는 통념은 절반만 맞다. 부품사는 기존 사업(공장자동화·가전·차량 부품)의 실적이 바닥을 깔아주는 대신, 휴머노이드 물량이 손익에 잡히는 시점은 본체보다 늦다. 에스비비테크의 7/28 공시가 그 시차를 보여준다. 휴머노이드용 정밀 감속기 공급계약을 12.07억원에서 22.84억원으로 늘려 정정했는데, 이 계약의 납품 기간은 2028년 4월까지다. 최근 연매출(72억원)의 31.7%짜리 의미 있는 계약이지만, 연간으로 쪼개면 수억원 단위다. 부품의 시간은 2027~2028년에 온다.
🔍 3장 · 이익의 질
적자의 구조와 현금의 시계
12종목 중 2026년 1분기에 영업흑자를 낸 곳은 에스피지(+45억원) 하나다. 나머지의 적자에는 결이 다른 세 종류가 섞여 있어서, 뭉뚱그려 "다 적자"라고 읽으면 종목 판단을 그르친다.
첫째, 회계가 만든 적자 — 로보티즈
로보티즈의 1분기 영업손실 118.4억원은 숫자만 보면 충격적이다. 2025년에 영업이익 33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회사가 매출(118.4억원)만큼의 적자를 냈으니 말이다. 내용을 뜯으면 다르다. 1/26 임직원 성과보상으로 교부한 자기주식 117.8억원이 판매관리비에 한꺼번에 반영된 일회성 비용이다(복수 매체 보도, 2026.5). 이걸 빼면 1분기 손익은 사실상 0 부근이고, 매출은 +16% 늘었다. 현금이 나간 것도 아니다. 다만 성과보상 규모가 연매출의 30%에 달했다는 사실 자체는 주주 입장에서 곱씹을 대목이다.
둘째, 계획된 적자 — 두산로보틱스·씨메스·클로봇
두산로보틱스는 매출이 세 배로 커지는 동안 분기 영업손실도 -121억(1Q)·-144억원(2Q, 잠정)으로 커졌다. 판매망과 생산능력을 앞당겨 짓는 성장형 적자다. 클로봇은 매출이 +65% 크면서 손실 폭(-25억원)은 전년(-34억원)보다 줄었고, 지난해 4분기에는 +13억원 흑자를 내기도 했다. 다만 클로봇·케이엔알시스템의 매출은 4분기에 몰리는 구조(클로봇 25Q4 179억 vs 26Q1 81억)라서, 4분기 흑자를 "흑자 전환 완성"으로 읽는 건 분모 착시다. 연간으로 봐야 한다.
셋째, 현금이 마르는 적자 — 뉴로메카와 소형주
뉴로메카는 연 영업손실 149억원(2025년)을 내는 회사가 시총 3,437억원을 유지하는 구조였고, 결국 7~8월 781.5억원 유상증자로 현금을 채웠다. 청약이 84.62%로 마감돼 실권주는 주관사가 인수했고, 무상증자 신주는 8/28 상장된다. 자금은 확보했지만 그 대가로 주식 수가 늘었고, 단기적으로는 8월 말 신주 물량이 매물 부담으로 남는다. 클로봇도 유상증자를 진행 중인데, 8/3 공시로 대표이사가 신주인수권증서 754,352주를 장외매도한 사실이 찍혔다. 회사에 돈이 필요한 국면에서 최대주주 지분율(15.29%→12.85%)이 얇아지는 그림은 좋은 신호가 아니다.
12종목의 2025년 영업이익 합계는 -1,101억원이다. 이 산업은 아직 돈을 버는 산업이 아니라 돈을 태워 미래를 사는 산업이다. 그래서 유상증자·전환사채 같은 자금 조달 공시가 이 섹터의 상수이고, 조달 국면의 종목(뉴로메카·클로봇)은 같은 재료에도 주가 탄력이 다르다.
🏭 4장 · 산업의 시간
휴머노이드는 지금 어디까지 왔나
이 섹터의 가격을 정하는 건 국내 실적이 아니라 글로벌 산업 이벤트다. 그래서 지금 산업이 어느 지점에 와 있는지가 곧 가치 평가의 전제가 된다. 2026년 8월 기준 좌표를 짚는다.
테슬라는 프리몬트 공장의 모델 S/X 라인을 5월에 멈추고 옵티머스 라인으로 바꿨다. 외신 보도 기준으로 한정 양산은 7월 말~8월 개시 예정이다. 다만 머스크는 7/25 실적 발표에서 "생산 곡선의 초기는 아주 평평하고 길 것"이라며 올해 생산 속도 예측이 어렵다고 직접 톤을 낮췄다. 부품 공급사로 삼성·TSMC·파나소닉·마이크론이 거론된 점은 한국 공급망에 의미가 있다.
Figure는 기업가치 390억 달러(2025.9 투자 유치 기준)로 BMW 공장에서 1,250시간 실가동 기록을 쌓았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는 2026년 생산분 전량이 현대차 로보틱스 응용센터와 구글 딥마인드에 배정됐고, 조지아 공장 실배치 목표는 2028년이다. Agility는 7/7 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으로 상장을 발표하며 수주 잔액 3억 달러 이상을 공개했다. 미국 진영의 공통점은 데모 단계가 끝나고 공장 배치가 시작됐지만, 출하 대수는 아직 중국에 크게 못 미친다는 점이다.
중국은 대수에서 앞선다. 유니트리는 2025년 휴머노이드 5,500대 이상을 출하했고 매출 17.08억 위안(+335%)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휴머노이드 회사다(외신 보도 기준). 보급형 R1의 가격은 5,900달러까지 내려왔다. 그 유니트리가 7/31 상하이 커촹반 상장 절차를 시작했다. 최대 6.1억 달러 조달, 본토 최초의 휴머노이드 상장이다. 정부는 15차 5개년계획(2026~2030)에 로봇을 전략신흥산업으로 지정하고 2027년까지 휴머노이드 10만 대 배치를 목표로 걸었다.
- 뱅크오브아메리카(2026.3): 글로벌 휴머노이드 출하 2025년 2만 → 2026년 9만 → 2030년 120만 → 2035년 1,000만 대
- 모건스탠리(2025.4): 2050년 시장 5조 달러, 누적 10억 대. 2026.6에는 중국 출하 전망을 두 배로 상향
- 롤랜드버거(2026.7 국내 보도 인용): 2035년 완성체 시장 3,000억~7,500억 달러, 부품 시장은 별도
전망 기관마다 열 배씩 차이가 나는 것 자체가 이 산업의 실제 상태다. 곡선의 기울기는 아무도 모르고, 방향만 합의돼 있다.
산업의 시간표를 냉정하게 읽으면 이렇다. 2026년은 "양산 원년"이 아니라 양산 리허설의 해다. 출하 대수 기준으로 세계 전체가 연 9만 대 전망(뱅크오브아메리카)인데 그 대부분이 중국의 저가·연구용 물량이다. 한국 상장사 중 이 출하량에 유의미한 매출이 잡히는 회사는 아직 없다. 국내 로봇주의 2026년 실적은 협동로봇·물류로봇·구동부품 같은 기존 사업이 만들고, 휴머노이드는 2027~2028년 손익 항목이다. 이 시차를 받아들이는 것이 이 섹터 투자의 출발점이다.
🏛️ 5장 · 중국 배제
미국이 중국 로봇을 걷어냈다 — 8월 3일 급등의 정체
8/3 로봇주 급등은 우연이 아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7/29(현지) 중국산 신규 휴머노이드·사족보행 로봇을 보안 우려 품목 목록(커버드 리스트)에 추가해 사실상 수입을 막았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공개적으로 환영 성명을 낸, 로봇 산업 첫 공식 무역장벽이다. 이 소식이 주말을 넘겨 국내 시장에 반영된 8/3, 코스피가 -5.1% 빠지는 동안 코스닥은 +2.4% 오르는 역행이 나왔고, 코스닥 선물 급등으로 프로그램 매수 호가를 일시 정지시키는 매수 사이드카까지 걸렸다. 에스피지 +14.9%, 케이엔알시스템 +13.1% 같은 급등이 그날 나왔다.
수급 데이터도 같은 그림이다. 8/3 급등 과정에서 공매도 잔고가 쌓여 있던 상위 종목(에스피지·레인보우로보틱스·로보티즈)에 공매도를 되갚기 위한 매수(숏커버링)가 유입된 것으로 복수 시장 자료가 해석했다. 하락에 걸었던 돈이 되사면서 상승을 증폭시킨 구간이라는 뜻이다.
이 재료의 유통기한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이벤트성 급등이 맞다. 그러나 구조적으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세계 휴머노이드 출하의 대부분이 중국산인 상태에서 미국 시장이 중국산을 배제하면, 미국 진영의 공급망은 미국 본체(테슬라·Figure·보스턴다이내믹스)와 비중국 부품으로 재편될 수밖에 없다. 감속기·구동기·모터에서 일본과 함께 한국 부품사가 대체 후보군에 남는다. 테슬라 실적 발표에서 삼성·TSMC가 부품 공급사로 거론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 배제는 하루짜리 재료가 아니라 한국 로봇 부품의 구조적 지위를 바꿀 수 있는 변수다. 다만 그 수혜가 손익계산서에 찍히는 시점은 역시 2027년 이후다.
🏛️ 6장 · 한국의 판
삼성 RX·현대차 파운드리·정부 4,022억
국내 판은 대기업 3사와 정부가 짜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4년 말 콜옵션 행사로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35%를 확보해 연결 자회사로 편입했고, 2026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휴머노이드 개발을 공식화했다. 7월에는 로봇 사업 조직을 RX 사업추진실로 격상했다(복수 리서치·언론 보도). 국내 리서치 사이에서는 이르면 하반기 휴머노이드 공개, 반도체 공정 우선 투입 전망이 나온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이동형 양팔로봇 RB-Y1은 6월부터 쿠팡 물류센터에서 실전 시범 가동에 들어갔다(언론 보도 기준).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AI에 현대차의 대량생산 능력을 붙이는 '로봇 파운드리' 구도를 공개적으로 밀고 있다. 아틀라스 2026년 생산분을 그룹 응용센터에 배정했고, 기존 자동차 부품 협력사 망을 로봇 부품으로 확장하는 흐름이라 국내 부품사에는 잠재 고객이 하나 늘어나는 이야기다. LG전자는 베어로보틱스 지분 51%를 확보해 상업용 로봇을 통합했고, 7월 말에는 로봇 관절 모듈 '악시움' 양산 시작이 보도됐다. 그룹 차원으로는 LG CNS가 8월부터 3년, 1,897억원 규모의 피지컬 AI 인프라 계약을 공시했다.
정부는 2026년 산업부 예산안에 휴머노이드 중심 피지컬 AI 개발 4,022억원을 배정했고(2025.9 발표), K-휴머노이드 연합을 통해 2030년까지 1조원 이상 투자, 2029년 연 1,000대 양산 목표를 걸어 놨다. 휴머노이드 구동기·프레임 기술은 2025년 5월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돼 해외 인수합병 시 정부 승인이 필요해졌다. 기술 유출을 막겠다는 뜻이면서, 동시에 이 산업을 반도체·이차전지급 전략산업으로 본다는 신호다.
수급 제도 측면의 변화도 있다. 국내 휴머노이드 관련 상장지수펀드 5종의 순자산이 2026년 1월 1.2조원을 넘었고(언론 보도 기준), 8/4에는 피지컬 AI 관련 상장지수펀드 5종이 새로 상장됐다. 테마 자금이 지나가는 돈이 아니라 상품으로 제도화되고 있다는 점은 변동성을 키우는 동시에, 급락 구간에서 지수 상품발 기계적 매수 수요를 만든다.
💵 7장 · 가치 평가
2028년 이익으로 나눠도 40~130배
이 섹터에 후행 PER은 무의미하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후행 PER은 7,164배(2025년 순이익 14억원 기준)로, 지표가 아니라 농담에 가깝다. 그래서 시장 전망치의 가장 먼 연도인 2028년 이익으로 나눠 본다. 국내 한 리서치의 8월 전망 자료(2026.8 기준)를 쓴다.
2028년 전망 이익 기준 PER 국내 리서치 전망 자료 · 2026.7~8 기준
거꾸로 계산해 보면 시장이 어떤 미래를 이미 값에 넣었는지 보인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시가총액 88,948억원(8/3 종가 기준)에 성장주에 후한 PER 30배를 적용하려면 순이익 2,965억원이 필요하다(88,948억 ÷ 30 = 2,965억). 2025년 매출이 341억원인 회사다. 매출 전부가 순이익이 돼도 아홉 배 모자란다. 순이익률 20%를 가정하면 매출 1조 4,825억원, 즉 현재 매출의 43배가 돼야 지금 시총이 PER 30배로 설명된다. 이 가격은 2030년 무렵 휴머노이드 양산 성공을 이미 전제한 값이라는 뜻이다.
자체 추정 — 본체 대표 레인보우로보틱스
시장 전망치는 2026년 매출 600억원, 영업이익 40억원이다. 1분기 실측 매출이 91억원이니 연 600억원이 되려면 남은 세 분기 평균 170억원이 필요하다. 역대 최고 분기가 130억원(25Q4)이라 전망치 자체가 하반기 급증을 가정하고 있다.
자체 추정은 이렇게 잡는다. 2026년 매출 500억원(보수, +47%)~600억원(전망치 수용), 2027년 성장률 +60~80% 적용 시 800~1,080억원, 영업이익률 10% 진입 가정 시 영업이익 80~108억원. 법인세와 영업외를 단순화해 순이익을 영업이익의 90%로 놓으면 72~97억원이다. 시총 88,948억원을 이 순이익으로 나누면 2027년 자체 추정 기준 PER 917~1,235배가 나온다. 어떤 낙관적 가정을 넣어도 2~3년 내 이익으로는 이 가격을 정당화할 수 없다. 이 종목의 가격은 이익이 아니라 삼성전자의 로드맵이 정한다는 결론이 산수에서 나온다.
자체 추정 — 부품 대표 에스피지
에스피지는 계산이 성립하는 유일한 회사다. 시장 전망치 세 건의 범위는 2026년 매출 3,557~3,840억원, 영업이익 210~243억원, 주당순이익 701~849원이다. 8/3 종가 108,700원을 전망 주당순이익으로 나누면 2026년 기준 PER 128~155배. 9월 양산 예정인 로봇 구동모듈 SDD와 휴머노이드용 감속기 물량이 실려 2028년까지 영업이익이 두 배(약 480억원)가 된다고 후하게 가정하고, 순이익을 360억원으로 놓아도 시총 24,107억원 대비 PER 67배다(24,107억 ÷ 360억 = 67.0). 실적이 실재하는 회사조차 "3년 뒤 이익의 67배"를 이미 내고 사는 가격이다.
이 섹터에서 "저평가 종목 찾기"는 성립하지 않는다. 전부 비싸고, 비쌈의 근거가 종목마다 다를 뿐이다. 그래서 이 판의 투자는 가치 회복에 거는 게임이 아니라 이벤트 일정과 산업 시간표에 거는 게임이고, 종목 선택의 기준은 "가장 싼 것"이 아니라 "이벤트가 실현될 때 매출로 연결되는 경로가 가장 구체적인 것"이 된다.
📌 8장 · 종목별 좌표
12종목 — 본체·부품·소프트웨어로 나눠 본다
본체 — 서사의 중심, 가격도 서사가 정한다
구동부품 — 실적은 여기 있는데, 휴머노이드 주문은 아직 안 왔다
소프트웨어·응용 — 계약이 찍히는 곳과 서사만 있는 곳
💰 9장 · 수급
외국인은 팔았고, 빚은 청산됐고, 공매도는 되사는 중
최근 한 달(7/5~8/3) 외국인 순매매를 주식 수 기준으로 보면 방향이 하나다. 12종목 중 11종목에서 순매도, 순매수는 유상증자 국면의 뉴로메카 한 곳뿐이다.
외국인 순매매 최근 30일 · 주식 수 기준 · 주요 6종목
막대 길이는 주식 수 기준이라 종목 간 금액 비교가 아니다 · 두산로보틱스 -9.9만 주, 삼현 -15.3만 주, 클로봇 -3.8만 주, 씨메스 -6.4만 주, 하이젠 -4.3만 주, 엔젤 -8.7만 주
레버리지는 이미 청산됐다. 신용융자 잔고(주식 수 기준)가 최근 한 달 두산로보틱스 -38.8%, 케이엔알시스템 -46.1%, 삼현 -54.0%, 하이젠알앤엠 -58.0%로 일제히 줄었다. 7월 말 급락이 빚으로 산 물량의 반대매매를 부르고, 그 청산이 낙폭을 키운 전형적 구조다. 뒤집어 말하면 지금 남은 보유자 중 빚으로 버티는 비중은 크게 줄었고, 같은 악재가 와도 강제 매도로 증폭될 여지는 한 달 전보다 작다.
공매도는 갈렸다. 뉴로메카는 공매도 비중이 평시의 4.5배로 급증했는데 유상증자 신주를 받아 갚는 전략까지 겹친 자리다. 반대로 케이엔알시스템은 공매도가 평시의 0.2배로 급감했고 외국계 창구 순매수가 잡혔다. 8/3 급등일에는 에스피지·레인보우로보틱스·로보티즈에서 되사기가 유입됐다. 종합하면 하락에 걸었던 돈이 힘을 빼는 국면이고, 이런 조합은 단기 바닥권에서 자주 나온다. 다만 외국인의 방향 자체가 돌아섰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투자경고 2건(케이엔알·삼현)과 단기과열 예고 1건(하이젠)이 8월 첫 주에 몰린 것은 반등의 속도가 이미 과열권이라는 경고다.
🗺️ 10장 · 시나리오
앞으로 12개월 — 가격 지도와 확인 일정
이 섹터는 이익 기반 적정가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아래 시나리오는 대장주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실제 가격대(종가 기준 저점 373,000원·고점 880,000원)를 축으로 한 이벤트 확률 지도다. 적정가 계산이 아니라 확률 배분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12개월 가격 지도 레인보우로보틱스 축 · 8/3 종가 458,500원 기준
판정을 다시 정리한다. 시장은 7월의 폭락으로 이 섹터를 "끝난 테마"로 정리했지만, 데이터는 세 가지를 반박한다. 첫째, 본체의 매출 성장은 실측이다(두산 +293%·레인보우 +117%). 둘째, 미국의 중국산 배제로 한국 공급망의 구조적 지위가 올라갔다. 셋째, 신용 청산과 공매도 되사기로 수급이 아래로 눌리는 힘이 빠졌다. 반대로 가격은 여전히 2028년 전망 이익의 41~134배라서, 이벤트가 미끄러지는 순간 지지선이 없다. 오를 확률 약 60%, 다만 오르내림의 폭이 지수의 두 배인 판이라는 것이 결론이다.
판정이 바뀌는 조건은 하나로 압축한다. 테슬라 양산 수치와 삼성 공개가 둘 다 해를 넘기면 Bull 확률을 접고 Bear를 올린다. 가격 기준으로는 레인보우로보틱스 600,000원 위는 이벤트 실현을 미리 당겨온 구간으로 본다.
다음 확인 일정
- 8월 중순 — 12종목 2분기 확정 실적. 특히 로보티즈(일회성 제거 후 실질 손익 복원 여부), 에스피지(기존 사업 역성장 지속 여부), 클로봇(성장률 유지 여부)
- 8/28 — 뉴로메카 무상증자 신주 상장. 소형주 전반의 물량 소화력 시험대
- 9월 — 에스피지 SDD 양산 개시 여부. 부품에 휴머노이드 매출이 처음으로 찍히는지 확인하는 자리
- 하반기 — 삼성전자 휴머노이드 공개 여부(국내 리서치 전망), 테슬라 옵티머스 양산 실측치, 유니트리 상장 후 중국 로봇 가치 평가의 파급
- 회계 계정 단위 — 다음 분기보고서에서 두산로보틱스의 재고자산(양산 준비 물량), 로보티즈의 주식보상비용 잔여분, 뉴로메카의 증자 대금 사용처를 본다. 재고가 매출 없이 쌓이기만 하면 성장 서사를 고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