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는 밀려도 돈은 반도체 줄기로 쏠렸다
코스피가 밀리고 내린 종목이 오른 종목의 두 배를 넘겼지만, 돈은 HBM·유리기판·반도체장비로 좁게 몰렸다. 설계에서 부품, 공장 건설까지 반도체 쪽 수주 공시가 한날 이어지며 쏠림의 명분을 보탰다.
넓게 빠지고 좁게 몰린 하루
코스피는 하락 마감했고 코스닥은 낙폭을 작게 막으며 버텼다.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의 두 배를 넘어, 체감 장세는 지수 숫자보다 차가웠다. 그런데도 상한가가 다섯 곳 나왔다는 점에서 돈이 시장을 떠났다기보다 특정 구간으로 모였다고 본다.
거래대금 맨 위는 여전히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다. 하이닉스는 보합권에서 멈췄고 삼성전자는 올랐는데, 삼성전자우는 오히려 밀려 보통주와 방향이 갈렸다. 대형주 지수 ETF와 레버리지 상품이 강보합으로 끝난 것까지 겹치면, 약세가 대표 대형주보다 그 바깥에 넓게 퍼진 그림이다.
미국 지수를 따라가는 국내 상장 ETF도 거래대금 상위에 여럿 올랐지만 모두 내렸다. 미 선물 약세와 방향이 같은 흐름이다. 국내 대형주와 해외 ETF가 엇갈린 점은 다음 회차에서도 이어지는지 볼 대목이다.
HBM에서 공사 현장까지, 반도체 한 줄기
강한 테마 윗줄은 HBM, 유리기판, 범용메모리, 온디바이스AI, 반도체장비가 차지했다. 테라뷰가 HBM과 반도체장비 양쪽에서 선두에 섰고, 유리기판에선 나인테크, 온디바이스AI에선 네패스아크가 앞장섰다. 반도체장비는 편입 종목이 백 개를 넘는 큰 묶음인데도 평균이 뚜렷하게 올라, 몇몇 종목만의 장은 아니었던 셈이다.
공시도 같은 줄기에 몰렸다. 세미파이브는 AI 추론가속기 ASIC 설계 계약을, 삼성전기는 공급계약을 냈고 삼성전기 주가는 거래대금 상위권에서 올랐다. 신원종합개발의 첨단제조 테스트베드센터 공사와 대우건설의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수주까지 더하면 설계·부품·건설이 하루에 엮인 모양새다. 다만 과거 공급계약 공시는 스무 거래일 뒤 시장을 이긴 경우가 절반에 못 미쳤고 평균 초과수익도 소폭 마이너스였다.
반대편에선 폐배터리, 원전해체, 퓨리오사, CCTV 테마가 약했다. 디에이테크놀로지와 앤씨앤, 토마토시스템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모아라이프플러스와 케스피온의 유상증자 관련 공시도 나왔는데, 이 유형은 과거 통계상 공급계약보다 성적이 더 나빴다. 알테오젠은 특허 위험 해소 기대 기사가 나왔지만 비교할 과거 통계는 없다.
금리·유가·환율, 바깥이 던진 숙제
미 국채 금리가 이십 년 만의 최고치라는 소식이 나온 날, 나스닥 선물은 S&P 선물보다 더 밀렸고 VIX는 소폭 올랐다. 금리 부담이 기술주 선물에 먼저 드러난 모습과 시점이 겹친다. 국제유가와 미 국채 금리의 연동이 걸프전 이후 가장 강하다는 분석도 함께 나와, 유가가 금리 경로의 변수로 읽히는 국면이다.
중동에선 이란이 중재국을 통해 호르무즈 재개방 조건을 다시 전달했고, 중동 원유 수출이 상당 부분 회복됐다는 소식도 이어졌다. 그런데도 브렌트유는 올랐고 WTI는 보합에 머물렀다. 원/달러는 소폭 내려, 미 금리 부담에도 원화가 약해지지는 않았다.
삼성SDI가 AI 데이터센터용 배터리 솔루션을 공개한 소식은 HBM·AI데이터센터 강세와 같은 날 나왔다. 구리 가격 상단을 높여 잡은 해외 전망도 비철금속 쪽 재료로 남아 있다. 반도체 쏠림이 AI 인프라 이야기와 맞물린 만큼, 바깥 금리가 그 이야기를 얼마나 견디는지가 관건이 된다.
- 삼성SDI, 'DCWA 2026'서 AI 데이터센터용 배터리솔루션 공개 — HBM, AI데이터센터, 반도체장비
- 이란, 중재국 통해 美에 호르무즈 재개방 조건 재전달 — 중동재건, 이란전쟁, 저가항공
- 미 국채 금리 20년만에 최고치…"저항선 뚫리면 6% 육박할 것" — 부동산/리츠, 바이오시밀러, 환율상승, 은행
- 도이체방크, 구리 공급 위기 속 톤당 2.2만 달러 돌파 전망 — 비철금속, 자원개발, 종합상사
- 삼성SDI, AI 데이터센터 겨냥 '원통형 LFP 배터리' 첫 공개 — BBU, LFP인산철, ESS, AI데이터센터
-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력 약화…중동 원유 수출 80% 회복 — 이란전쟁, 정유, 저가항공, 해운
- 브렌트유(USD/배럴) 선물(11월물) : ▲1.74(+1.65%), 107.02 — 정유, 자원개발, 셰일가스, 저가항공
- 국제유가가 美국채금리 좌우…상관관계 65%, 걸프전 이후 최고 — 은행, 부동산/리츠, 정유
다음에 볼 것
- 미 국채 금리가 저항선을 뚫고 더 오르면, 나스닥 선물 약세가 국내 반도체 쏠림을 누르는지 본다
- 호르무즈 재개방 협상이 진전되면 브렌트유와 정유·저가항공 테마가 어느 쪽으로 반응하는지
- HBM·장비 강세가 하락 종목 우위 속에서도 이어지는지, 하루짜리 쏠림으로 끝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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